남자 입상자의 경우 2위그룹이 초중반에 그룹으로 달리는 바람에 2-5위의 페이스 분포그래프가 30km까지 하나의 선을 그린 반면 여자부의 페이스분포는 어지러울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이는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끼리 그룹을 이룬 남자와 달리 여자의 경우 대부분 각자 남자의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달린 이유로 분석된다. 별도의 페이스메이커가 레이스를 이끌어주었거나 남자 고수들과 함께 레이스를 펼치면서 페이스그룹이 만들어져 자연적인 페이스메이커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작년 이 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던 정순연 선수는 레이스 시작과 함께 19분대 중반의 빠른 페이스로 내달렸다. 15km 지점을 유일하게 sub-60분으로 주파했다. 20분대 페이스로 떨어진 15km구간을 제외하고 하프까지는 19분대의 페이스로 달아났다. 페이스로 보면 25km를 지나면서 이정숙 선수와 역전되었으나 초반의 빠른 페이스로 벌어놓은 '저축'덕택으로 2분 19초(약 560m)의 큰 기록차로 우승했다. 실제 이 선수가 정 선수보다 15초 늦게 출발선을 통과한 탓에 골인지점에서 느껴지는 기록차는 더 크게 보였을 것이다.
이번 레이스의 관심은 이정숙 선수의 5연패 여부였다. 지난해 중앙서울대회에서 권순희 선수에게 1위를 내주어 3연패를 놓친터라 그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던 만큼 더욱 그렇다. 중앙대회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그는 그후 통영마라톤(09년 12월), 경남고성(1월 31일), 양천마라톤(32km, 3월 7일), 여수엑스포(1월 10일) 등에서 우승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정숙 선수의 경우 첫 5km구간에서 이상하리만큼 페이스가 늦다. 실제 입상자 5명중에 가장 늦다. 무슨 사고가 있었거나 늦게 출발하여 무리에 막혀 주로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몸이 풀리지 않아 컨디션 난조를 보인 탓인지 알 수 없으나 이 구간에서 정순연 선수보다 무려 1분 33초나 차이를 보였다. 이 선수의 실력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페이스이다. 5km이후에는 속도를 올려 비교적 고른 페이스로 레이스를 이끌었으며 30km까지 3위, 35km를 지나면서 2위로 올라섰다.
이번 레이스에서 가장 고른 페이스를 보인 입상자는 3위 이민주 선수이다. 전후반 기록차가 12초에 불과하다. 우승자 정순연 선수가 전반을 무려 3분 56초를 더 빨리 달린 것과 비교된다. 특히 40km이후에 보인 스퍼트가 인상적이다. 이 구간에서 나머지 입상자들이 모두 20-21분대인 반면에 그는 19분대로 피치를 올려 3위를 확보한다.
4위 정기영 선수의 초반 레이스는 놀랍다. 그는 30km까지 2위의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35-40km 구간에서 3위로 밀렸고 결국 4위로 마무리되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10km구간에서 20분 페이스로 달린 것이 오버페이스로 작용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제 골인지점에서 정기영 선수가 이민주 선수보다 먼저 골인했으나 넷타임으로 환산하여 순위는 이민주 선수가 3위로 올랐다. 두 선수의 기록차는 3초였는데 이 선수가 정 선수보다 17초 늦게 출발선을 통과하여 비록 정 선수가 14초 먼저 골인했음에도 순위는 이 선수가 앞서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번 레이스에서는 우승권에 들어 있는 선두선수에게 있어 순위선정에 넷타임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진정한 레이스는 서로를 견제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경쟁심과 투지로 우열을 가려야 한다. 뒤따르는 선수가 일정 거리 뒤처진 것을 확인하고 경계를 늦춰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데 골인후 순위가 역전되었다면 먼저 골인한 선수는 얼마나 허탈하겠는가?
08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 작년에 3위를 차지했던 배정임 선수는 작심하고 대회에 임한듯하다. 10km까지 19분대의 빠른 페이스로 레이스를 펼쳐 15km까지 2위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10-15km구간에서 페이스가 1분 10초나 떨어지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5km까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하다 25km이후 21분대로 떨어지면서 우승에서 멀어져갔다. 전후반 기록이 3분 51초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동아마라톤은 엘리트의 대회기록 뿐 아니라 마스터스 남자부문에서도 3명이나 20분대에 진입하는 등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 하지만 여자부에서는 대회기록수립은 물론 40분대 진입에 실패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브스리
이정숙선수랑 이민주선수는 늦게 출발하여 많은 인파로 인하여 주로확보를 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걸 봤었고 이정숙선수는 5키로 지점에 도달하기직전 남자 발에 걸려 넘어지기 일보직전까지 가는걸 봤었죠! 두분 보면서 맘이 좀 그렇더라구요..다음엔 앞쪽에 서야한다는걸 본인들이 더 잘알겠죠 사람들이 넘 많아 빠져나가는데도 시간과 몸이 축나던걸요 이정숙님 이민주님 배정임님은 페이서메이커 해주시는분을 찾으셔서 기록단축하길...
2010/03/26 09:46:27
하하
모두 참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키로당 4분 이내에 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데...... 경마식 분석이 재미는 있지만, 아마추어니까 좀 재미있고 여유있는 분석도 좋을 것 같네요.
2010/03/26 09:55:54
넵..
사실 중계 등으로 레이스를 직접 보지 않고 페이스분배표로만 분석하기에는 이런 분석외에 특별히 재미있는 사항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본인들과 일일이 인터뷰를 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2010/03/26 10:03:29
페이스
잘못 계산했습니다~~
수정 요망
4분페이스면 2:49:00인데???
2010/03/26 10:41:56
운영자
페이스님이 지적하신대로 페이스 계산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테이블아래 수정수치를 새로 표시했습니다. 혼선을 초래해 죄송합니다.
2010/03/26 11:04:14
주로
에서 인사드렸던 사람입니다. 이민주님 매너에 감동받았습니다
아울러 입상 추카드립니다
2010/03/26 17:37:00
눈팅
이민주님은 사진으로만 봐도 참 시원한데 실제로 보면 더 멋지겠죠?
모두들 중년의 나이에 열심히 하시는 좋은 모습 보여주셔서 좋네요.
제 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