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남자부는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선수가 2:03:59의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여자부는 2003년 폴라 래드클리프가 런던마라톤에서 수립한 2:15:25이다.

과연 마라톤기록은 얼마나 더 단축될 수 있을까? 타고난 재능과 전문적인 훈련으로 이제 그 한계에 다다른 것일까? 아니면 애버딘 대학(University of Aberdeen)의 헤닝 웨커헤이지(Dr Henning Wackerhage)박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90분 이내로 풀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이는 축구의 세계에서 말하는 불가능한 요구(big ask)일까. 캘리포니아의 스탠포드대학에서 생체역학 교수이자 마라토너이기도 한 마크 대니(Dr Mark Denny)박사는 인간, 그레이하운드(개) 그리고 경주마가 수립한 시간을 분석한 바 있다. 실험생물학誌(The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11월호에 발표한 것처럼 그는 스피드가 계속 향상될 것인지 아니면 어떤 벽에 부딪혔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말과(馬科)와 개과의 동물들은 이미 최대속도에 이르렀고, 사람도 그에 가까이 왔다고 했다. 그는 우사인 볼트의 100m 세계기록 9.69는 9.48에까지 단축할 수 있고, 게브르셀라시에의 마라톤기록은 4분 23초 더 단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된다면 마라톤은 2시간의 벽도 깨지게 된다. 하지만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더 최대스피드 한계에 가까이 갔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여자는 마라톤을 2시간 12분 41초까지 단축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폴라 래드클리프의 기록보다 그다지 많이 빠르지는 않다.

부분적으로 이는 경기력을 극대화시키는데 이미 얼마나 많은 노력이 경주되었는지를 말해준다. 호주의 웨스트미드의 어린이병원(The Children's Hospital in Westmead)의 다니엘 맥아더 박사(Dr Daniel MacArthur)는 "제대로 된 올림픽 수준의 선수가 되려면 모든 게 맞아야 한다. 완벽한 유전자 조합, 완벽한 식사, 완벽한 심리적 상태, 그리고 완벽한 훈련과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훈련과 영양 등 환경적인 요소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우리 모두가 엘리트선수가 될 수는 없다. 특정병에 대해 취약한 유전자가 있는 것처럼 육상의 경기력은 실제적으로 그 사람의 유전적 잠재력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장거리 달림이에게 적합한 유전자의 완벽한 조합은 무엇일까? 주지하는대로 DNA는 우리 근육이 얼마나 많은 산소를 흡입하는가, 얼마나 오래 지속해서 달릴 수 있는가(무산소능력), 어떤 종류의 근섬유(muscle fibre, 근섬유의 종류에 따라 단거리 혹은 장거리에 적합한가를 결정)가 우성(優性)인가, 우리몸이 훈련에 잘 반응할 수 있는가, 또 최대 달리기속도 등을 결정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어느 유전자가 어떤 효과를 내는가 규명하는 데는 여전히 초기단계에 있다.

우리가 아는 한 유전자는 'ACTN3'으로 이는 알파-악티닌-3으로 알려진 단백질을 생성하고, 단거리나 점프와 같이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순발력이 뛰어난 속근섬유(fast-twitch muscles)에서 발견되어진다. 2004년 맥아더 박사팀은 유전자의 구체적인 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호주의 스포츠연구센터(the Australian Institute of Sport)와 협력하여 그들은 수영선수에서부터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에 이르는 400여명의 선수로부터 DNA를 체취하여 이들을 같은 수의 일반인과 비교했다. 그들이 발견한 사실은 주로 단거리선수들에게서 제대로 기능하는 2개의 ACTN3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ACTN3은 속도형 유전자(speed gene)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장거리선수는 불충분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ACTN3 유전자는 그 효과가 단거리선수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천천히 효과적으로 근육의 기능을 향상해 간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연관된 또 다른 중요한 유전자가 'EPO 수용체 유전자(EPOR)'로 이는 한 사람의 적혈구의 수를 제어한다. 혈액이 근육에 산소를 보급하기때문에 보다 많은 적혈구를 생산하는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경기력을 상당히 향상시킨다. 핀란드의 스키선수인 에로 만티란타(Eero Mantyranta)는 이 유전자의 "변이(defect)"를 가진 가족력을 가졌지만 3번에 걸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훌륭한 마라톤 선수는 긴 아킬레스건과 가볍고 길고 가는 다리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수백개의 유전자 변형이 있어야 한다. 완벽한 마라토너는 폴라 래드클리프같은 외모와 자세를 갖추고 있지만 유저적으로 그녀는 제대로 된 유전자를 타고난 것이다"고 애버딘 대학에서 분자 운동생리학(molecular exercise physiology)을 강의하고 있는 웨커헤이지 박사는 말한다.

지난해 런던마라톤을 완주했고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위한 조언 : 생체공학적으로 sub-90분 마라토너 만드는 법(Tips for Dr Frankenstein: how to bio-engineer a sub-90-minute marathon runner)"이라는 아이러닉한 제목으로 수차레 강연을 해오고 있는 웨커헤이지 박사는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달림이는 마라톤을 1시간 30분 아내로 달릴 수 있다는 이론을 설파했다. 이는 1km당 2분 7초의 페이스이다. 이런 유전자를 천부적으로 타고나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므로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이를 시도해보는 것은 매우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도해볼 필요도 있다.

가장 성공적인 접근은 쥐의 유전자 조작을 통한 의학적 연구에 찾아볼 수 있다. 2004년 연구진들은 'PPAR-delta'라 불리는 유전자를 변경하면서 우연히 마라톤을 달리는(marathon-running) 쥐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이 변이는 쥐 근육의 지근섬유 수를 늘렸다. 주지하는대로 지근섬유는 장거리 달리기와 연관되어 있다. 이렇게 하여 쥐가 2km를 달릴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보통의 쥐가 달리는 거리의 2배나 되었다.

웨커헤이지 박사는 최고의 성적을 내기위해 포뮬러1 경주용 자동차의 각 부품을 최적화시키는 것과 같이 스태미너를 향상시키기 위해 이미 알려져 있는 것과 또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다른 유전자를 전체적으로 조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세포에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작은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 수의 증가; 심장의 크기의 확대; 근육속에 저장되는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을 잘 이동시키는 능력, 적혈구수의 증가 등의 향상을 포함한다.

쥐의 변이에 대한 최대 수훈은 PEPCK-Cmus이라 불리는 유전자이다. 이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소위 "강력한 쥐(mighty mice)"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쥐들은 야생쥐보다 약 60%를 더 먹지만 몸은 건강하고, 날렵하고 더 오래 살았다. 이 '강력쥐'는 트레드밀에서 분당 20m의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5km를 달릴 수 있었다. 연구팀들은 이들의 경기력을 랜스 암스트롱과 비교했다. 그처럼 이 쥐들도 "마라톤벽(wall)"을 극복하는 독특한 파워를 지녔다. 달림이라면 경험해보았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벽은 다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젖산이 쌓이고 근육손상으로 인한 고통이 극심해지는 지점을 말한다. '강력쥐'는 연료로는 주로 지방을 사용하고 젖산도 적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쥐'는 유전자 변형과 선택적 교배(selective breeding)을 통해 만들어졌지만, 마라토너들끼리 서로 결혼시키지 않으면 그와 같은 '강력 인간'의 탄생은 불가능하다. 대니 교수의 생체역학적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달림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전자 도핑(gene doping)"에 의한 것이다. 근이영양증(muscular dystrophy)과 같은 근육이 쇠약해지는 질병을 치료하기위해 개발된 것과 비슷한 의술등이 동원되어야 한다. 즉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유전자를 보유한 무해한 바이러스를 선수에게 주사하고 이 바이러스가 기존 유전자를 지배하면서 우선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불법일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하다. 웨커헤이지 박사는 "세간에는 유전자 도핑에 대한 과장된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선수들은 이것이 미래의 대단한 (생명공학적인) 발전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안전하지 않고,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것도 발각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이를 시도하지 않지는 않을 것이다"고 했다.

많은 위험중에 하나가 근육이 빨리 성장하도록 하는 유전자 혹은 이를 전달하는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는 세포의 성장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자들의 연료를 매우 효과적으로 태우도록 해주는 유전자는 그 주자가 추후 (사무직 등) 앉아서 하는 생활양식으로 바뀌게 될 경우 엄청난 속도로 비만을 유발함으로써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우리는 지금까지의 관행대로의 테크닉을 고수하고, 완벽에 가까운 유전자를 타고나기를 기도하면서 열심히 훈련하도록 하자. 폴라 래드클리프는 달리면서 파워있는 노래를 듣거나 1에서 100까지 천천히 수를 세는 등 고통으로부터 정신을 분산시키는 기법을 이용하라고 권한다. 그녀가 300정도까지 세고나면 보통 약 1마일(1.6km)을 달리게 되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한다. 주말에 대회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마스터스 달림이들은 이 보다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같다.

출처 : 영국 텔레그라프紙(http://www.telegraph.co.uk)
그림출처 : 스포츠스타일(http://www.sportsstyle.co.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