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6시(한국시간 29일 자정) 이번 아테네올림픽의 공식 마지막 경기인 남자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올림픽 남자 마라톤은 폐막식 직전에 열려 온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각 나라마다 남자 마라톤에 대한 기대는 각별하다. 양궁에서처럼 대한민국 마라토너들이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 다시 한 번 애국가와 함께 태극기를 휘날려주기를 바라면서, 관전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다른 참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남자마라톤의 강력한 우승후보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케냐의 폴 터갓(Paul Tergat)이다. 그러나 여자마라톤에서 금메달 0순위로 점쳐졌던 래드클리프가 36km지점에서 포기할 정도로 이번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은 변수가 많다. 35도를 넘는 기온과 습도, 그리고 기복이 심한 코스 등등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예측을 불허한다.
코스 - 표고차 250m의 최악의 코스
출발점에서 ‘팀보스’로 불리는 마라톤 전쟁 전사자들의 무덤(5㎞)을 지나 약 10㎞ 지점인 메아와크리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직선길이 이어진다. 주변은 후텁지근한 에게해의 해풍이 밀려오고 시골 풍경만 계속돼 마라토너들에게는 지루함을 주는 구간이다.
18㎞ 지점인 라피나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 길 옆으로 상가들이 늘어서 있고 승전보를 전한 그리스 병사의 동상도 볼 수 있다. 이는 아테네 올림픽 조직위가 한 세기 만에 재현되는 역사적인 올림픽 마라톤의 상징물로 세운 조형물이다.
22㎞ 지점인 피케르니,31㎞의 스트라스브로스로 오는 구간은 코스를 서쪽으로 틀어 아테네 시가지로 향한다. 오르막은 33㎞ 지점까지 계속되는데 특히 28∼33㎞ 구간의 오르막 표고차는 200m를 넘어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한다.
38㎞ 지점부터 시가지에 접어드는 종반 구간은 완만한 내리막으로 스피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죽음의 오르막’ 구간을 통과한 선수들에게 정상급 스피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지난 23일 벌어진 여자 마라톤에 출전,같은 코스를 뛴 정윤희는 “내리막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전체적인 내리막 코스에서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같은 코스에서 열린 2003아테네클래식마라톤에서 남자는 2시간16분대,여자는 2시간43분대의 극히 저조한 기록으로 우승자가 나왔다.
전문가들 우승자 12분대 중반으로 점쳐
그러나 전문가들은 케냐, 한국, 일본, 모로코, 스페인, 이탈리아의 6파전을 예상하고 있지만 다크호스도 만만치 않다. 이를 감안해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의 우승시간대를 2시간 12분 중반대로 보고 있다.
27일 현재 113명이 엔트리에 올라있고 그중 30명 정도가 메달 후보선수로 꼽힌다. 그러나 더운 날씨, 습도, 표고차 250m의 가파른 언덕코스 등의 변수로 우승을 점치기 어려운 레이스가 될 것같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지난 올림픽 3명의 금메달리스트 황영조(92년), 조슈아 투과니(96년), 게자헹 아베라(2000년)중 아무도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 30% 마라톤 금메달 희망
얼마전 국내의 모 포털사이트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바라는 일이 축구메달권진입에 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 마라톤에서 이봉주 선수의 금메달 획득이었다. 그 만큼 이봉주 선수는 본인이나 국민들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더군다나 축구가 4강진입에 실패함에 따라 그 관심이 마라톤으로 옮겨오고 있어 폐막에 가까워감에 따라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봉주는 지난 3월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8분 15초를 수립한 것이 올 시즌 세계 10위에 올라있고, 96년 아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2001년 보스턴마라톤 우승 등 경력면에서는 세계적 선수에 뒤질 게 없다. 그는 지난 4월부터 계족산, 중국 곤명, 강원드 횡계, 스위스 생모리츠, 그리스 시바 등에서 고지훈련을 가지며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이번 마라톤이 생애 32번째 풀코스 도전이며 그동안 달린 거리를 합하면 지구를 네바퀴 반 도는 15만8천km에 달할 정도의 거리를 누볐다.
다음은 이봉주선수의 역대 기록 5위의 수립내역이다.
2:07:20 도쿄(2위) 00년 2월 13일
2:07:44 로테르담(2위) 98년 4월 19일
2:08:10 런던(7위) 03년 4월 13일
2:08:15 서울동아(5위) 04년 3월 14일
2:08:26 경주동아(2위) 96년 3월 24일
이봉주가 백전노장이라면, 신예 지영준 선수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신의 최고기록이 2시간 8분43초. 그는 이봉주와 정반대 전략으로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봉주가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소도시 시바에 훈련캠프를 차린 것과 달리, 지영준은 지난 11일 아테네 시내로 직행해 코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지영준은 선수촌에도 입촌하지 않고 바로 레이스에 나선다. 정하준 감독은 “평균 40도에 이르는 더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며 “2주 넘게 아테네에서 훈련한 것이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영준은 경험에서는 뒤지지만 이제 풀코스에 6번째 도전하는 ‘생생한’ 선수. 세계적 선수들은 보통 풀코스 도전 5회 안팎에서 큰 성과를 냈다.
폴 터갓 우승 0순위 점처져
이봉주 선수가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마지막 힘을 쏟겠지만 세계의 벽은 그리 만만치 않을 것같다. 이번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선수들을 살펴보자.
우선 자신의 다섯번째 마라톤도전에서 한 번만 우승했고, 그것도 1초 차로 우승했지만 폴 터갓(Paul Tergat)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는 세계기록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두 올림픽에서 10,000m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도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의 은퇴를 선언한 만큼 배수진을 치고 있다. 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약간의 부상으로 영향을 받았으나 길고 화려한 경력을 지닌 주자이다. 세계선수권 참피온인 가리브는 파리선수권대회에서는 뛰어났지만 런던마라톤에서는 그에게 패했다.
베를린 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해 1초차로 터갓에게 우승자리를 양보한 새미 코리르(Sammy Korir)도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올림픽을 불과 며칠 앞두고 부상으로 대회를 포기하고 케냐로 돌아갔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릭 와이나이나(Eric Wainaina)도 우승명부에 들어있다. 최근 일본내대회에서만 우승했을 뿐 국제무대에서 내세울 만한 기록이 없지만 그는 아틀랜타 올림픽 동메달,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백전노장으로 이번에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초반부터 올림픽의 영광을 쫓아 치고나가거나 대담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할 선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20km와 32km사이의 650피트 높은 지점에서 진정한 승부가 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타 우승 후보들
런던마라톤과 뉴욕마라톤의 우승자인 아베델레이더 엘 모아지즈(Abedelader El Mouaziz) 선수가 페이스를 잡을 가능성이 있으며 더위와 주요 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발디니 또한 페이스를 이끌 수 있다. 발디니는 에드먼턴과 파리에서 메달을 획득한 바 있으며 마지막 피니쉬에 강하다. 스페인의 훌리오 레이(Julio Rey)선수 또한 선두를 지킬 것이다. 파리 선수권의 준우승자인 그는 2:07:42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존 브라운(Jon Brown) 또한 조용한 준비를 해왔으나 더위와 힘든 코스에서는 선두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좋은 마라톤 전통을 가진 또 다른 나라가 남아공이다. 남아공은 시스터(Syster), 라말라(Ramaala)와 거트 타이스(Gert Thys)의 트리오가 있다. 시스터와 타이스를 신뢰할 수 있다면 라말라는 서브1의 하프마라톤 기록을 가지고 있다. 거트 타이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몇번 우승하여 우리에게는 친숙한 인물이다.
에티오피아는 가장 위대한 마라톤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의 경우 과거만큼 강한 선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시드니 올림픽 우승을 비롯, 유독 큰 대회에서 강한 아베라 게자행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올림픽 2연패 도전에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리 선수권의 우승자인 암브로사 톨로사(Ambrosa Tolosa)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그들은 항상 잘 완주하며 강한 킥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결장한 주요 선수를 보면 지난 시드니 올림픽우승자 아베라 게자행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으며, 세계 2위 기록을 가진 새미 코리르도 대회를 며칠 앞두고 참가를 포기, 케냐로 돌아갔다. 시카고 마라톤, 런던마라톤을 제패한 바 있는 에반스 루토(Evans Rutto)를 비롯해 지난해 2시간 7분대를 수립한 많은 케냐선수들도 국가별 참가제한에 걸려 참가하지 못했다. 아일랜드의 캐롤 선수도 래드클리프의 좌절을 보고 미리 레이스를 포기했다.
강력한 다크호스 일본 3인방
일본 선수들 또한 견실하고 습도에 익숙해져 있어 메달 경쟁의 가능성이 있다. 토모아키 쿠니치카가 가장 가능성이 높으며 파리와 에드먼튼에서 5위를 차지한 아부라야 시게루 선수 또한 유력하다. 이번 여자마라톤의 경우 외국 언론들은 일본선수들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첨단과학과 치밀한 전략으로 3선수 모두 10위내에 골인하는 기염을 토했다.
외국 언론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선수로 쿠니치카 도모아키(國近 友昭, 73년생)을 꼽고 있다. 그는 98년 도쿄국제마라톤에서 2:11:28의 기록을 세우면서 처음 마라톤에 도전했다. 99년 후꾸오카 마라톤에서 2:10:10을 기록했으나 2000년도 에스비식품으로 이적하면서부터 부상으로 고전했다ㅏ. 그는 지난해 12월 후꾸오카 마라톤에서 2:07:52의 자신의 최고기록을 수립하면서 우승하여, 올림픽 자격을 따냈다.
그 다음이 스와 도시나리(諏訪 利成, 77년생)다. 두번째 마라톤 도전이었던 01년 비와코 마이니치 마라톤에서 일본인 2위를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 12월 후꾸오카마라톤에서 우승자 구니치카에 불과 3초차(2:07:55)로 2위를 차지하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마지막 세번째 선수가 아부라야 시게루(油谷 繁, 77년생)선수다. 2번째 마라톤이었던 2001년 비와코마라톤에서 2:07:52의 자기 최고기록을 수립했다. 에드먼튼 선수권대회에서 5위, 03년 파리선수권대회에서도 5위를 차지했다.
출전을 앞두고 아테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일본 선수들(왼쪽부터 구니치가, 아부라야, 스와)
주요 선수를 살펴보면 Jaouad Gharib (MAR), 스테파노 발디니(Stefano Baldini, 이탈리아), 에릭 와이나이나(Eric Wainaina, 케냐), 안베세 톨로사(Anbesse Tolosa, 에티오피아), 훌리오 레이(Julio Rey, 스페인), 헨드릭 라말라(Hendrick Ramaala, RSA), 토모아키 쿠니치카(일본) 등이다.
◆ 세계기록
올림픽기록: 2:09:21, Carlos Lopes(포르투갈) 1984
세계기록 : 2:04:55, Paul Tergat(케냐) 2003
한국기록: 2:07:20, 이봉주, 2000
◆ 2002년 시드니올림픽
1. Gezahegne Abera ETH 2:10:11
2. Eric Wainaina KEN 2:10:31
3. Tesfaye Tola ETH 2:11:10
◆ 2003 파리 선수권대회
1. Jaouad Gharid MAR 2:08:31
2. Julio Rey ESP 2:08:38
3. Stefano Baldini ITA 2:09:14
◆ 2001 에드먼튼 세계선수권대회
1. Gezahegne Abera ETH 2:12:42
2. Simon Biwott KEN 2:12:43
3. Stefano Baldini ITA 2:13:18
다음은 readabet.com사이트에서 도박사들이 이번 남자 마라톤의 우승후보를 두고 한 베팅의 내역이다.
올림픽 마라톤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대로 계속 업데이터됩니다.
JOY
운영자님 이 자료만큼은 복사가 가능케 해 주시면 인쇄하여 관전할 때 보면 더욱 재미가 솔솔나리라 봅니다.
2004/08/27 09:01:00
영주
영조
2004/08/27 09:11:00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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