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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달리기를 묻는다(2)
작성자 운영자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30년 주력(走歷)으로 보스턴마라톤, 뉴욕마라톤은 물론 울트라마라톤까지 달리는 마라톤 매니아입니다. 일본의 분게이슌주(文藝春秋)사가 발행하는 [Number Do]의 최근호에 달리기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문답식으로 표현한 기사를 연속해서 소개합니다. (운영자)

Q.13 나는 중학생 때 장거리를 달렸고 달릴 때 오른 팔을 가볍게 돌리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하루키씨의 달리기 자세에 어떤 버릇이 있습니까? (30대·남성)

특별한 버릇은 그다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본인은 잘 모릅니다. 옛날 사촌형제가 있었습니다. 쌍둥이였는데 각각 팔을 움직이는 버릇이 좌우 거꾸로 였기때문에 2명이 나란히 달리면 정확히 좌우 대칭을 이루었다(웃음). 그러니까 버릇이 있어도 괜찮지 않습니까. 프로선수도 그런 독특한 달리기 자세가 있기 마련입니다.

Q.14 체중이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식사도 그다지 많이 하지않으며 이번 달에 200km 정도 달렸습니다만 1kg도 변화가 없습니다.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회에 맞춰 감량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씨는 대회전에 체중을 줄이려 노력합니까? (40대·남성)

감량은 하지않습니다. 단지 가능한 한 술은 하지않습니다. 레이스전 3,4일은 그다지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와인을 마시면서 달리는 것은 힘들겠지요. 또 가끔 담배를 피면서 달리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우스개로 자신을 과시하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맥주 6팩을 가지고 달리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연출인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에게는 물보다 맥주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나는 아는 사람이 연도에 응원하러 나오면 반으로 자른 레몬을 준비해달라고 합니다.

Q.15 중도에 포기한 적이 있습니까? 만약 있으면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혹은 중도포기의 갈등을 느낀 적도 있으신지요?(30대·남성)

중도에 포기한 적은 없습니다. 어쨌든 달리기 위해서 참가한 만큼 끝까지 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전력으로 질주합니다. 단지 갈등(유혹)은 있었지요. "여기서 그만두면 얼마나 편할까?"라고 생각한 적은 있습니다. 다리에 경련이 발생하거나, 춥고 바람이 벌어 땀으로 몸이 차가워져 오면 그냥 포기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멈춰 서지만 않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쥐가 나면 멈추지 않을 수 없기때문에 비참한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포기하면 끝이니까요.

Q.16 신발, 스톱워치, 복장에서 선글라스까지 무라카미씨가 달리는데 있어서 이것만은 없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용품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30대·남성)

복장(옷)에는 그다지 집착하지 않지만, 속건성의 복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는 땀을 흘리면 마르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요즘은 몹시 편리해졌습니다.

신발에 대해서는 나는 원래 다리가 튼튼해서 어떤 러닝화라도, 어떤 양말이라도 전혀 문제가 없기때문에 특별한 조건은 없습니다. 단지 러닝화를 선택할 때는 우선 가벼운 것을 따집니다. 트레이닝용인지 레이스용인지를 따지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구분하지 않고 겸용으로 착용하며 약간 가벼운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길이와 발등의 폭을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길이에 비해 발폭이 조금 넓기 때문에 반드시 신어보고 확인합니다. 나는 자주 하와이에서 러닝화를 사는데 "조금 근처를 달려 와도 좋습니까?"라고 물어보고 근처를 한 바퀴 달려보고 옵니다. 일본의 신쥬쿠라든지 짐보우초에서는 좀처럼 그렇게 하도록 허용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전 10 km레이스에 시계를 잊고 지참하지 않아 어떻게 할까하고 걱정했는데 어쨌든 내 몸과 대화하면서 숨이 차지 않는 페이스로 달려보니 몹시 기분이 좋았습니다. 시계를 착용하면 아무래도 보게되고 보면 빨리 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더군요. 가끔은 시계 없이 달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Q.17 무라카미씨는 달리기 전이나 달린 후에 즐겨 드시는 음식이 있습니까? "마라톤 전날에는 반드시 이것은!" 혹은 "완주후에는 왠지 이것이 먹고 싶다!" "이것을 먹으면 컨디션이 좋다" 등등.. (30대·여성)

특별히 없습니다. 그냥 평소대로 먹고 있습니다. 뭔가에 집착하게 되면 원정 대회에 참가했을 때 귀찮아지기 때문에.. 옛날 살라자르라는 미국의 마라토너가 후쿠오카 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항상 아침에 팬케이크를 먹었는데 당시 후쿠오카에 아침에 팬케이크를 파는 가게가 없어서 몹시 당황했다고 합니다(웃음). 그러면 매우 불편해집니다.

Q.18 달리다 보면 가끔 매우 행복한 기분이 드는 일이 있습니다. 어쩐지 자신이 상냥해지고 아주 좋은 사람이 된 기분, 물론 착각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이 기분은 대체 어디에서 왔다고 생각합니까? (40대·남성)

어디에서인가 왔을 것입니다. 싫은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긍정적인 일을 생각하는 쪽이 훨씬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기하게도 누군가가 칭찬해 준 것이라든지, 잘 된 것의 느낌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의 순환이 좋아지면 비교적 긍정적인 일을 떠올리지 않을까요?

Q.19 무라카미씨는 수줍어하는 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깅중에 정면에서 누가 달려오면 먼저 말을 겁니까? (20대·남성)

누가 와도 말은 건네지 않습니다.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어떤 분들이 불러 말을 먼저 걸어오는 경우가 있지만 "지금 달리기중이라서.."라고 말씀드리고 바로 도망갑니다.

그러고 보니 옛날 매일 아침 내가 왕궁의 바깥정원을 시계의 반대방향으로 달리고 있었을 때, 같은 시간에 시계방향으로 달리는 멋진 여자가 있었습니다. 인사는 하는데 말을 걸어본 적이 없어 한 번은 시계방향으로 달려볼까하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제대로 하지못해 끝내 길이 엇갈려 말을 섞어보지 못했습니다.

Q.20 결혼한 사람이 바람을 피워 그것이 원인이 되어 이혼했습니다. 그는 정확히 그 때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지금은 풀마라톤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가 다른 여성과의 관계를 시작한 시기와 달리기를 시작한 시기가 거의 같은데 무언가 관계가 있습니까? (30대·여성)

별로 관계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러 간다고 하고 여자를 만나러간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깅을 하면서 여자의 속옷을 도둑질하다 잡힌 사람도 있습니다(웃음). 매우 특수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Number Do(www.bunshun.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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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런 글을 왜 올린거지??
04/07   
운영자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끼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발간은 물론, 달리기계에 있어 그의 존재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달리기에 대한 그의 생각을 옅볼 수 있는 글이라 판단되어 소개한 것입니다. 단지 이것이 달리기훈련의 교본이나 지침은 아닙니다. 지극히 그의 개인적인 생각인만큼 그냥 그는 이런 생각으로 달리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십시오.
04/07   
박영식 그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라고 써넣고 싶다고 했습니다.
04/07   
뭐냐?님 죽기살기로 달리기 요령이나 기술만 파고들면 위가 비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가끔 먹물도 넣고 사는 것도 괜찮습니다.
04/07   
좋습니다 이 글 아주 좋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팬들도 많고...
적어도 달리기를 하는 분들은 한번쯤 무라카미하루키의 책을 읽어보면
동감하는 부분이 아주 많아질 겁니다.
04/07   
이분 좋은사람이군요 대회중 신체이상으로포기하는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목표기록을 세우기위해 뛰다가 체력고갈로 어려워지면 그만~ 포기하는 런너들 주위에 많이볼수있지요~ 이거~안됩니다~ 지가 국가대표도 아니고 2시간20분이내의 선수도 아닌사람들이 기껏해야 2시간30분전후나 3시간이후에나 완주하는 주제에 마라톤의 진정한 정의는 완주하는데에 있다~ 라는 정설을 전혀 개무시하는 런너들이지요~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정답입니다.
04/07   
심창호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나도 읽어보면 많은 걸 배우고 느낄수 있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충실하는 그의 모습도 마음챙기는 모습도 좋은 공부재료가 되더군요,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04/07   
물근 연장이나 식이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자세는 제가 본받고 싶은 것입니다.
ㅎㅎㅎ
달리는 자체를 즐겨야겠습니다... ^^
04/11   
배트맨 저 는 무라카미 하루키 씨 나 George Sheehan, David Whiset 선생 책을 즐겨 읽어 보았습니다. 이 분들 책을 통해서 많은걸 배웠습니다. 생각 없는 달리길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것과 즐기며 달린다는 것, 자기심상...최소한 달리는 기술 보다는 철학적 접근 방법도 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좋은 글 감사 합니다.
04/13   
도움이 많이되네요 쭉~달려봅시다 즐겁게
07/19   
좋네요. 이 분 신간(달릴때~)을 읽고 있는데 조금 독특한 느낌이 들긴하는데...보통의 완주기와는 다른, 개인 느낌을 표현하는게 나름 재미있습니다.ㅋ
07/19   
에세이 이 분 책중에 달리기에 관한 에세이가 있던데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마라토너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07/21   
SSB 야~ 위의 댓글을 읽고 있겠지?
내, 무라까미라는 친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섬나라족속?) 자칭
작가이면서 마라토너인 네가 멘토로 삼고 열심히 배우기를 바란다^^
07/24   
Name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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