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30km를 적당히 달리고 나머지 12km를 제대로 달리는 스포츠다", "풀코스는 30km지점이 실제 출발점이다"는 말이 있다. 풀코스를 한 번이라도 달려 본 달림이라는 이 말의 의미를 알 것이다. 수십번의 풀코를 달린 노련한 달림이 조차도 30km 이후는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시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Lore of Running'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대학의 티모시 녹스(Dr. Timothy Noakes)박사는 "인간은 에베레스트를 오르도록 되어있지 않지만 마라톤은 완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30km까지 자신의 한계를 넘는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고 적고 있다.

그렇다면 그 준비라는 게 무언가? 마라톤은 경험의 스포츠이다. 아무리 지식으로 '이븐 페이스가 최적이다' '근육 글리코겐의 결핍을 막아야 한다'고 외쳐도 몸으로 실제 달려보지 않으면 30km이후의 세계에 대해 자신을 갖지 못한다.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30km주를 소화하는 것이 첫 조건이며, 30km는 풀코스의 등용문으로서 필수적인 코스이다.

주력, 목표에 관계없이 30km달리기는 효과적

풀마라톤이 목표라고 해도 서브-3를 목표로 월 500km이상을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한시간내의 완주를 목표로 월 100km 가량의 연습량으로 도전하는 사람 등 목표에 따라 연습내용는 양과 질면에서도 크게 다르다. 더욱이 주력, 연령, 성별 등 개개의 특징을 생각하면 훈련에 대한 요령을 일괄하여 기술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수준은 달라도 모든 달림이가 공통으로 실시해야 하는 것이 30km달리기이다. 레이스전에 30km주를 실시함으로써 아래와 같이 마라톤에 대비한 몸을 만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리코겐을 사용함으로써 축적하는 능력을 높힌다
  
  간과 근육(골격근)에 저장되는 글리코겐의 양을 조금이라도 높이기위해서는 우선은 글리코겐을 완전히 비워 일시적인 고갈상태를 경험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축적능력이 높아지게 된다. 30km 달리기로 실제 레이스전에 '에너지 고갈'상태를 경험함으로써 마라톤의 종반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글리코겐은 사용하고 다시 축적하는 것을 반복하면 근육에 축적되는 능력이 높아진다. 그 결과 목표 레이스전에 실시하는 카보로딩의 효과도 높아진다.
  
  
• 장시간 달리기에 대비한 정신적 내성을 기른다
  
  사전에 30km주를 실시함으로써 장시간 달리기에 대한 몸과 마음의 내성이 길러진다. 정신적으로는 거리에 대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뇌가 고통의 느낌을 인식하는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골지점에 가까워지면 그만큼 레이스중에 고통은 적게 된다. 하프마라톤밖에 경험밖에 하지 않은 달림이는 레이스 후반이 미지의 거리가 된다. 30km달리기까지 경험해두면 미지의 거리는 12km. 풀마라톤에서 이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커게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 마라톤에 적합한 다리를 만든다
  
  장시간 운동은 잠자던 모세혈관 구석구석에 혈액을 돌게하고 근지구력을 높힌다. 더욱이 30km 장거리를 달림으로써 페이스는 늦어도 후반에 오는 근피로로 인해 지근섬유 뿐 아니라 속근섬유도 동원된다. 지근섬유가 피로해지면 속근섬유를 자극하게 되어 종합적으로 다리근육을 단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착지시에 관절이나 근육에 가해지는 기계적인 부하에 대한 내성도 길러진다. 다리근육이나 관절은 대회중에 체중의 3배에 가까운 착지충격을 4만번 가까이 받게 된다. 이 스트레스에의 내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30km주는 유효하다.

출처 : [잘 달리면 기록은 는다]中 (마사히코 야마모토 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