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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달리기를 묻는다
작성자 운영자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30년 주력(走歷)으로 보스턴마라톤, 뉴욕마라톤은 물론 울트라마라톤까지 달리는 마라톤 매니아입니다. 일본의 분게이슌주(文藝春秋)사가 발행하는 [Number Do]에 달리기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문답식으로 표현한 기사가 있어 이를 소개합니다. 이는 달리기의 교본이 아니라 세계적인 작가의 달리기 생활을 엿본다는 차원에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운영자)

Q.1 지금까지 여러 장소에서 조깅을 해오고 있습니다만, 추억에 남는 장소를 3개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디를 택하겠습니까? (40대·남성)

거리로 말하면 보스턴이 최고입니다. 찰스강변의 하버드대학 근처를 달립니다. 훌륭한 코스입니다. 겨울에는 도로가 얼어붙어 달릴 수 없지만... 그리고 교토에 가면 언제나 카모가와(鴨川) 강변을 달립니다. 오이케 근처에서부터 카미카모(上賀茂)까지 다리 몇 개를 돌아 들어오면 정확히 10km정도입니다. 거기가 좋지요. 또 한 군데는 뉴욕의 허드슨강가입니다. 소호로부터 죠지 워싱턴 브릿지의 근처까지 달리기를 위한 코스를 뉴욕 시장이 만들었습니다. 신호도 없고 화장실과 물마시는 장소도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어 훌륭해요. 센트럴파크도 좋지만 최근에는 소호 근처에 묵으며 허드슨강가를 달리는 것이 즐겁습니다.

Q.2 출전한 레이스중 가장 인상에 남는 대회는 어디입니까? (30대·남성)

보스턴을 능가하는 대회는 없어요. 6번 정도 달렸지만 거리에는 DNA로 마라톤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보스턴마라톤이 없는 보스턴이라는 도시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불가분의 존재입니다. 거리의 역할의 녹아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00년간 거의 같은 코스를 달리고 있고, 식순과 같이 전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단지 그 흐름에 편승하여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어느 지점에서 어떤 밴드가 있는지, 어디서 록키의 테마음악이 흘러나오는지도 다 알고 있습니다. 매년 웰슬리대학의 앞에서는 여대생들이 쭉 도열하여 키스 해달라고 하면 해줍니다. 여기서 멈춰야 하기때문에 기록은 떨어지지만(웃음).. 그리고 골인 후는 잘 얼려진 현지의 엘 맥주를 마시고, 굴을 먹으러 가면 행복한 기분에 젖어듭니다. "수고했습니다!"라고 웨이트레스가 등을 두드려 주기도 합니다. 레이스라고 하는 것은 그런 식이어야 하지 않겠어요?

Q.3 대회 도중에 화장실에 가고싶어지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30대·남성)

화장실이 없는 경우는 그 근처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지요. 보스턴의 경우는 스타트 지점인 홉킨톤에 화장실이 적기 때문에 모두 그 근처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여자도 선 채로 소변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을 보고 움찔했지만 익숙해지면 특별한 일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도시지역의 레이스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내 개인적인 대책으로는 스타트 20분이상 전에 마시면 소변으로 나오기때문에 물을 가지고 있다가 스타트 30초전 쯤에 마십니다. 그리고 달리기시작하여 레이스를 펼치면 땀으로 나오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Q.4 보조식품을 사용하고 있습니까? (30대·여성)

옛날에는 레이스중에 물밖에 마시지 않았는데 염분이 부족하여 가끔 다리에 경련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반드시 소금의 태블릿을 가지고 급수할 때 함께 섭취하고 있습니다.

Q.5 마라톤 후반 힘들어졌을 때 끝까지 계속해 달릴 수 있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의지'밖에 없습니다만, 무라카미씨는 어떻게 극복합니까? (40대·남성)

내는 언제나 마음에 정해두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지막 400m를 전력으로 질주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든 레이스에서도 어떤 컨디션에서도 그 때 낼 수 있는 최대의 스피드로 전력 질주합니다. 그것은 일종의 의식이며 미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몹시 지치게 되면 조금씩 빨리 가고, 그래도 마지막 400m만을 위해 힘을 길러둡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학을 관철하려고 해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만큼 내달리려는 부분에서 돌파하는 미학을 만들어 둡니다.

Q.6 현재 일을 하고 있는 대학 3년생입니다. 최근 매우 바쁜 상황입니다. 취업하기전까지는 주 80km정도로 달렸습니다만 최근에 이윽고 달리기를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하루키씨는 바쁜 시기에 어떠한 동기부여로 달리기를 계속 이어가는지요? (20대·남성)

일년 내내 매일 달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매일 제대로 달리지 않으면 안되는 연령도 있고, 달리려고 생각했을 때 달리면 좋은 연령도 있습니다. 단지 어떤 시기, 어떤 연령대에는 매일 제대로 성실하게 달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이외에는 자신의 생활 페이스에 따라,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대로 달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집중적으로 달려줘야 하는(LSD등) 시기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지금 달려야지"라고 분명히 결심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무리해서라도 달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Q.7 과거에 화가 난 일이나 싫은 사건이, 뜬금없이 뇌리에 떠올라, 무심코 발을 멈추거나 왠지 달리기가 괴로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라카미씨는 그런 일 없습니까? (30대·남성)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부끄러웠던 일이라든지, 몹시 분했던 일 등이 왠지 문득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서점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웃음).

Q.8 오랫만에 남편과 싸움을 했습니다. 나는 화가 나서 마시고 있던 유리잔을 마루에 던져 깨버렸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초조함이나 스트레스가 밥공기라든지 접시를 부수는 것으로 해소되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달리는 것이 거기에 필적할 정도로 시원해질까요? (30대·여성)

그렇게는 하지않습니다. 그것은 런닝같은 것으로는 해소할 수 없습니다. 달리는 것은 더 내적인 행위이니까요. 화가 나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직접적인 파괴행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무엇인가를 우선 부수고나서 달리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웃음).

Q.9 초등학교 1학년의 아이와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의 마라톤 대회에서 빨리 달리고 싶다고 해서 훈련하고 있습니다만, 그냥 달리는 것만으로 과연 효과가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무엇을 주의해야하는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30대·남성)

조언을 드리기 어렵네요. 하지만 아이는 부모나 어른이 하는 것을 잘 보았다가 반드시 그것을 흉내를 냅니다. 나도 근처를 달리다보면 자주 아이가 뒤에서 따라 옵니다(웃음). 그러니까 가르치는 것보다 부모가 열심히, 그리고 웃는 모습을 보이는 편이 빠르지 않을까요? 반드시 아이가 따라할 것입니다.

Q.10 달리기를 하지 않는 나에게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만 '러너스 하이'는 어떤 상황에서 나타납니까? 머리가 텅 비어있는 상태가 아니면 안되나요? (40대·여성)

돌연 기분이 좋아집니다. '러너스 하이'가 무엇인지 제가 정확히 정의할 수 없지만, 어떤 시기 갑자기 몸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게 달릴 수 있게 됩니다. 문이 열린다는 느낌일까? 설명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Q.11 구기나 단거리는 자신있습니다만 장거리에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가 없습니다. 물론 마라톤에도 전략이나 전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거기에 어떠한 창조성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무라카미씨는 마라톤에 어떤 창조성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20대·남성)

창조성은 없지요. 단순한 반복이니까(웃음). 그렇지만 음악도 악기 연습의 반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반복 자체에는 창조성은 없지만, 반복에 의해서 창조성의 토양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Q.12 저의 고민은 무릎이 약한 것입니다. 최근 반년 정도 달리기를 멈추고 수영을 하면서 회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발이나 준비체조에 유의하면서 평상시부터 유연성 운동이나 근력 유지등에 노력하고 계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하루키씨가 부상없이 계속 달리기 위해서 특별히 노력하는 것, 혹은 비결 등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50대·여성)

스트레치는 별로 하지 않습니다. 사실 스트레칭은 꼭 해야하지만 내 근육은 달리기를 시작한 처음은 단단하지만, 달리는 사이에 점점 풀어져 부드러워집니다. 사실은 유연성 운동을 하면 처음부터 잘 움직일 수 있지만 장거리주의 경우 중간에 몸을 풀어주면 되겠지 생각하고 그대로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문제는 다치지 않는 것입니다만 왠지 내몸은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 것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제 말이 별로 참고가 되지 않을 것같습니다.

출처 : Number Do(www.bunshun.jp)

관련글 : 무라카미 하루키 인터뷰(Runn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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